전장에 퍼진 아름다운 멜로디를 듣고 있으면, 내가 서 있는 이곳이 정말 전장의 한복판인가라는 의문이 든다.” '쥐고 있던 검을 떨어트렸다. 나뿐 아니라,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병사가 일제히 검을 떨궜다. '마치, 그 소녀 혼자 우리와 다른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. 분홍 머리 소녀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그녀의 연주에 전투가 멈추었다는 이야기는 요즘 최대 화젯거리다. 귀를 사로잡는 아름다운 선율, 눈을 뗄 수 없는 사랑스럽고 가녀린 그 모습. 하지만 정작 그 누구도 소문의 그 소녀가 어디서 왔는지 또한 어디로 가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. '혼잣말로 아무도 없는 곳에다 대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듯한 것이 내 눈에 비정상…' 물론, 의미심장한 이야기도 나왔으나, 소녀의 신비로움에 전부 묻혀버리고 말았다.